서평

프랑스, 스웨덴 여행기 만화책 - '유럽의 시간들' 서평/추천

유복나우 2021. 11. 2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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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유럽의 시간들
저자 : 루시 나이즐리 Lucy knisley
출판연도 : 2015


이 서평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반전이 있는 책을 아니지만요.^^





루시 나이즐리의 「맛있는 인생」을 읽은 후, 저자의 책들을 모두 읽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저자 이름으로 검색했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유럽의 시간들이고, 부제는 ‘스물 일곱 뉴요커 루시의 그림 여행 일기’입니다. 제목과 부제대로 이 책은 유럽 여행기입니다. 유럽 여행기이지만 많은 나라를 다녀온 것은 아니고 프랑스, 스웨덴 정도가 주요 여행지입니다. 저는 여행도 좋아하고 만화도 좋아하다보니 단숨에 읽었습니다.


저는 외국 저자의 책을 읽을 때, 원제를 찾아보는 편입니다. 우리나라에 출판되면서 제목을 수정하는 일이 많아서, 원제를 보면 저자가 생각했던 원래 주제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영어 원제는 ‘An age of license’입니다. 처음에 원제를 보고는 의아했습니다. 면허의 시간? (제 영어가 좀 짧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습니다.



읽다 보면 원제의 의미가 나옵니다.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어느 할아버지가 저자에게 '당신은 허락받은 나이로군요.'라고 이야기합니다. (An age of license는 허락받은 나이라고 번역되었습니다. 직역하면 허락의 나이일 것 같네요.) 저자는 처음 들어 본 말이라 무슨 의미인지 어리둥절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인생과 직업을 시도해보는 젊은 나이, 경험하고 망치고 실패하고 뭐든 할 수 있게 허락된 나이' 라고 할아버지는 설명합니다. 마침 저자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일, 사랑, 돈, 가족 등등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며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되는 시기이니 당연합니다. 저자는 여행 내내 이 말을 생각하게 됩니다.


책은 일반적인 여행기에 저자의 고민들을 버무려 놓았습니다. 성장소설이라는 걸 한번도 읽은 적은 없어서 같은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다 읽고 나면 저자의 내면이 더 깊어졌음이 느껴집니다. 유럽 여행기에서 보통 묘사되는 찬란한 햇살, 깨끗한 자연, 아름다운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책을 채운 것이 아니어서 좋습니다.


'허락받은 나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20대를 떠올릴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꼭 20대만이 허락받은 나이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살아가면서 죽을 때까지 경험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다 마음에 달린 것 같습니다.


허락받은 나이라는 건 도전할 수 있는 나이와 동의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도전할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정하면 그게 저절로 자신의 한계가 될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도전을 안 하게 될테니 말입니다. 또 도전할 수 있는 나이대는 누가 정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허락받아야만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프랑스에 '허락받은 나이'라는 표현이 실재하는 것일까요. 저자도 여행 중에, 또 여행 이후로도 그런 표현이 있는지 프랑스인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이 표현을 몰랐다고 합니다. ^^


어찌 되었든 이 책은 재밌습니다. 적당하게 가볍고, 적당하게 무겁습니다.
미국인의 프랑스 여행기 겸 20대의 성장기가 궁금하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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